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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아 남는 법
기사입력: 15-03-18 11:50   조회2035  
‘성추행 전문’ 대학교수, ‘탈세 전문’ 기업가, ‘비리 전문’ 정치인, ‘뇌물전문’ 공무원. 소위 ‘어른’들께서 요즘 초심(初心)을 잃은 것 같다. 그분들은 그만한 ‘자리’에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인내가 있었겠는가?가슴 치는 울분과 남모르는 아픔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그토록 애써 만든 ‘자리’에서 자신을 조롱거리로 만든 걸까? 초심(初心)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 소위 ‘어른’이 아닌 일반 직장인들은 가진 사람에게 없는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내공을 충전해야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초심을 잃어버려선 안된다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 조직에서 ‘자리’에 오른 분들이 초심을 잃은 것은 본인보다 남들이 먼저 안다. 그리고 아무도 이를 알려주지 않는다. 이 때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초심을 찾는 방법이 있다. 본인이 ‘무엇(What)’을 하는 사람이고 ‘왜(Why)’ 그 일을 하는가 생각해보는 것이다. ‘무엇(What)’은 나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인식이고, ‘왜(Why)’는 그 일의 ‘가치’와‘도덕성’을 의미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있다 할지라도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가를 잊는다면 그‘자리’는 곧 ‘무덤 자리’가 되고 만다. 조직에서 높은 자리에 갈수록 자신을 관찰하는 눈이 늘어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주목을 받게 되고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할’과 ‘책임’은 주어진 자리에 대한 대가로 지불된 것이므로 공짜가 아니다. 따라서 내 ‘몸값’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만큼 내가 ‘밥값’을 하고 있는가를 늘 자문해봐야 한다. 

또한 반드시 지키고 실행해야 할 ‘가치’와 ‘도덕성’을 망각하면 그 ‘자리’는 ‘구린 자리’가 된다. ‘자리’는 그 자체로 존중되어야 하지만 ‘자리’에는 늘 유혹이 많고 시험이 많은 법이다. 자기가 ‘왜(Why)’ 그 자리에 있는가를 항상 기억해야한다. 자리는 권한을 주고 권한은 권력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런데 이 권력이 ‘사유화’되는순간 가장 저차원의 욕망으로 가득한 권력으로 전락할 수 있고 그 결과는 자멸(自滅)뿐이다. 최근 어처구니 없는 비리로 바보가 된 분들이 간혹 있다. 부도덕한 행동은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부도덕한 리더의 행동을 보고 행여 부도덕한 행동이 학습된 조직 구성원이 있다면 그 죄는 더욱 커진다. ‘자리’에 계신 훌륭한 분들이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소임을 다해준다면 진정으로 존경 받는 우리의 ‘왕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탄탄한 내공을 갖춰라

‘자리’에 오른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에서는 조직의 리더가 초심을 잃으면 실패할 수 있음을 살펴 보았다. 그렇다면 요즘의 직장인들은 어떤 모습일까? 혹시 사회적 불평등에 몸을 던지고 자포자기 하듯 하루하루를 불안과 분노로 지내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절대 좌절해서는 안 된다. 기회는 반드시 존재한다. 물론 조건이 있다. ‘탄탄한 내공을 갖췄는가’

요즘은 ‘자수성가(自手成家)’가 아니라 ‘가수성자(家手成自)’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려받은 재산이나 가진 것 없이 순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것이 ‘자수성가’라면 ‘가수성자(家手成自)’는 집안의 배경과 지원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자. 가진 사람은 더 많은 밑천으로 없는 사람을 조롱하듯 앞서가니 없는 사람은 그만큼 힘겨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가진 사람은 얄밉게도 가진 것을 지키는 방법과 그들만의 인맥을 지원받고 훈련 받는다. 그래서 출발자체가 다르고 성장과정의 속도 또한 없는 사람과 차원이 다르다.

예전처럼 대를 이어 모은 재산을 자손이 탕진한다는 이야기는 없는 사람들이 열망하는 나약하고 배 아픈 전설로 취급된다. 만약 없는 사람이 어떤 과정에서 무너진다면 그것은 가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포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없는 사람이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많아지면 없는 사람의 꿈은 정말 꿈 같은 일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없는 사람에게 ‘자수성가’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굳이 없는 사람의 관점에서 방법을 찾는다면 가진 사람에게 없는 것을, 없는 사람이 갖고 있으면 된다. 바로 ‘내공(內攻)’을 키우는 것이다. 요즘은 ’전공(專攻)’보다 ‘내공(內攻)’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공’은 ‘간판’이 되고 ‘내공’은 ’평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전공은 ‘입사(入社)’의 판단기준이 되고 내공은 ‘퇴사(退社)’의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결국 무엇을 전공했는가 보다 무엇을 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물론 오랫동안 간판은 ’학벌’이라는 이름으로 성공의 출발이자 끝으로 인식되어 왔고 앞으로도 간판의 위력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조직이 매우 영리해진 반면에 인내심은 약해졌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공만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싶어하는 것이 조직이다. 얄미울 정도다. 더 이상 간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누구든 내공에 허점이 보이면 가차없는것이 조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공이 쌓였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있던 내공도 허공으로 사라질 판이다. 월급쟁이들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내공으로 보일만한 무언가를 찾으려 난리다. 불안하기 그지 없다. 더욱이 조직은 불친절하다. 약발이 떨어진 내공을 충전시켜 줄 수 있는 여유도 많지 않다. 선택된 조직만이 내공을 충전할 수 있는 시간과 지원을 허락할 뿐 그렇지 않은 조직이라면 내공 충전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다.

내공 충전은 지금의 자리에 필요한 것부터 

내공 충전의 방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먼저 자신의 내공에 대한 평판을 감지하고 어떤 내공이 필요한가를 판단해야 한다. 잘못하면 내공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간판에 전념하게 될 수 있다. 불안한 마음을 잠시 위로하기 위해 남들 따라가는 것은 곤란하다. 시간과 비용만 많이 들고 자신의 내공 충전과 관련성이 적거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을 떠난 이후를 준비하는 내공 충전도 많다. 모두 훌륭한 도전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볼 점이 있다. 혹시 내일을 위해 오늘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바로 지금의 자리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월급쟁이에게는 중고생들이 주로 하는 소위 ‘선행학습’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급한 마음에 현재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내공이란 남과 차별화된 역량이라고 볼 때, 남들이 다 가진 간판에 집중하는 것은 또 다른 평준화된 출발선에 다시 서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은 가면을 얼굴에 쓰고 다닌다면 남들이 알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오히려 지금의 자리에 필요한 내공에 좀 더 고민해보면 어떨까.

결국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과 자신의 내공을 강화하는 것만이 지금의 힘겨운 조직생활을 슬기롭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젠 누구도 우리 자신을 도울 수 없다. ‘자리’에 오른 사람은 초심을 기억하고, ‘없는’ 사람은 내공을 키우는 것이 자신의 명예심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가치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 이 기사는 2015년 3호 신한리뷰에도 게재됐습니다. (기사 보러가기)

신제구 세계경영연구원(IGM) 콘텐츠개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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