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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생생토크]-1탄- 희망이 넘치는 사회를 디자인하라
기사입력: 09-06-30 16:59   조회8983  
“기업은 국민들의 천재적인 아이디어 최대한 이끌어내 활용해야"


'아름다운 가게’를 기억하는가? 기부 및 후원 물품, 중고제품, 영세민들의 생산품들을 팔아 수익을 거두는 이 가게는 7년 만에 매장 수 100여 개, 300명 이상의 고용창출, 매출 150억 원의 성과를 올렸다. 사회적 도움도 주고 돈도 버는 ‘사회적인 기업’의 성공모델을 만든 주인공이 박원순 변호사(現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다. 그의 성공 스토리는 기업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신 기업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전략적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고 있는가? 박 변호사의 삶과 꿈을 통해 ‘모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어 보자. 본지는 동영상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기업도 크게 보면 하나의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지역사회와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 이것이 기업 아닌가요?”



사회사업에도 기업가 마인드를 도입, 수익을 바탕으로 사회에 더 큰 도움을 주고, 더욱 발전시킨 박원순 변호사. 발 디딜 틈도 없이 책과 서류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비영리단체와 기업의 경계가 서로 무너져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두 주체가 다 돈을 벌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 시킨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했던 기업인들이 최근들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며 사회적인 도움을 주는 기업활동을 미래전략으로 삼고 있다. 단순한 기부일색이었던 CSR도 녹색성장, 사회공헌을 통한 수익창출 등 사업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가 빌 게이츠는 이를 ‘창조적 자본주의’라고까지 정의했다. 반면 비영리단체는 대중을 위한 사회 사업을 벌임으로써 돈을 번다. 이 움직임의 선두에 서 있는 것이 박변호사다.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실험자가 됐던 박 변호사는 3년 전부터 ‘희망제작소’라는 민간 연구소에서 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희망제작소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컨설팅, 공동 프로젝트부터 교육사업, 연구활동 등을 한다.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업, 정부 및 지자체의 자원과 연결해 실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그의 명함에는 ‘변호사’ 대신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는 직책이 써 있다. ‘보다 나은 사회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란 뜻이란다.

다음은 박 변호사와의 일문 일답이다.

Q. 요즘 희망제작소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기본적으로는 아이디어 사업이에요.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또는 사회를 업그레이드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누구에게 입양을 시키거나, 우리 스스로 실천되도록 하거나 이런 일들을 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소기업들을 지원하는 일, 창조적 아이디어를 갖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는 취약계층이나, 젊은 청년, 어려운 농촌농민들에게 희망제작소가 디자인도 지원해주고, 또는 판매 유통도 지원해주고 합니다. 물론 희망제작소가 가진 게 없기 때문에, 사회적 자원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지요. 예컨대 인터파크에서 우리가 지정한 희망소기업에 대해서는 그냥 무료로 입점하게 한다든지 하는 지원 말입니다.

Q. 희망제작소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해 주신다면요?
은퇴한 CEO나 경영진, 또는 정부 고위관료들에게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게 만드는 ’행복설계 아카데미’를 만든 것을 들 수 있어요. 요새 50대 중반이면 거의 대부분 은퇴 많이 하잖아요. 많이 길어봐야 60대 초반입니다. 그러면 이분들이 회사를 나오면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거에요. 골프치고 등산 가는 것도 하루 이틀이잖아요. 그 분들이 가진 엄청난 지혜, 엄청난 네트워크, 이 엄청난 경험들이 그대로 사장되는 거에요.

그래서 ‘행복설계아카데미'를 만들었습니다. 120 시간 교육을 설계해서, 이분들이 봉사의 영역으로 새롭게 옮겨 갈 수 있도록 일종의 다리(bridge)가 되는 과정을 만든 셈이지요. 왜냐하면 NPO(Non-Profit Organization, 비영리단체)라는 영역, 조직의 실체라든지, 운영의 원리가 기업이나 정부와는 좀 다릅니다. 행복설계아카데미는 이제 9기까지 진행이 됐습니다. 한 300여명이 수료를 했습니다. 그 중에 절반 정도는 취업을 했어요. 월급 받는 분도 있고, 월급 안 받고 그냥 봉사만 하시는 분도 계세요. 희망제작소에도 몇 분 와서 일하고 계십니다. 그 중 한 분은 재경부에서 기획관리실장 하시던 분인데, 3개월 정도 일하셨어요. 그러다 지난 번에 농림부 장관으로 발탁돼 가셨죠. 희망제작소에 그런 분이 너무나 많으십니다. 여성부 차관하셨던 분도 비상임객원위원으로 계시고, 지금은 그만두셨지만, 농촌공사 사장, 또는 관광공사 기획관리실장, 외환은행 본부장 하시던 분들도 계셨어요. 외환은행 본부장 하셨던 분은 저희가 국제대회 할 때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결의문을 영어로 바꾸는 일을 순식간에 하시더군요. 이런 엄청난 인력을 그대로 사장시키기 보다 사회적 자원으로 다시 재활용 함으로써 이분들의 삶을 더 보람 있는 삶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도 발전시키는 것이지요. 저는 이분들만 잘 활용해도 GNP(Gross National Product: 국민총생산)가 몇 퍼센트 올라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우수한 시니어들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죠.

Q. 소셜 디자이너라는 새 직함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사회를 디자인하고 싶으신가요?
좋은 사회지요. 제가 어쩌다 보니 1년이면 3개월 정도는 해외에 있습니다. 각종 회의에 참여하거나 또 몇 년에 한번씩은, 긴 휴식을 한번씩 해요. 1998년에는 아이젠하워 재단 초청으로 미국의 여러 곳곳을 돌아보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2000년에는 재팬 파운데이션 초청으로 3개월간 대부분의 일본 사람도 못 가본 사회 곳곳을 돌아다녀 봤고, 2004년 독일 프리드릭 앨퍼트 재단 초청으로 3개월 독일 여행을 했습니다. 그 곳곳을 ‘한국 사회는 어떻게 가야 하는가?’ 하는 실천적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스폰지처럼 아이디어가 빨려 들어 오더군요.

사실 뻔한 겁니다. 보다 더 생태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문화예술이 약동하는 사회, 디자인이 약동하는 사회. 저는 결국은 산업의 발전은 디자인과 문화예술이 그대로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 예술적 감수성이라는 것이 결국은 제품에 영향을 다 미칩니다.

그 다음 비영리단체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중간지원조직, 풀뿌리 주인단체 같은 것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행정이 밑바닥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가 없어요. 미국에는 60만개의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 비정부기구)와 약 700개 정도의 지역재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텅텅 비어있어요. 정부가 아무리 사회복지정책을 잘 펴려고 해도, 이런 민간전달기관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예산이 김영삼 정부 이래로 160조원이 쏟아 부어졌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빚이 더 늘었거든요. 왜일까요? 지역단위에서 예산을 알뜰하게 집행해서 농민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풀뿌리 조직들이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좀더 실용적이고 현장적인 사회, 글로벌 시티즌을 만드는 사회, 미래를 향한 비전이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뉴욕타임즈를 즐겨찾기에 늘 넣어놓고 매일 봅니다.영국이나 미국 언론의 톱뉴스는 국제뉴스에요. 미국의 시민들이나 어린 아이들은 이런 소식을 보며 세계무대가 자기의 마당이라고 알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끼리 싸움질 하는 게 톱뉴스잖아요. 한반도 안에서 찌그럭찌그럭 싸우는 것만 보고 자라요. 보다 더 글로벌 시티즌이 되는 사회로 가야 합니다.

미래를 바라 볼 수 있는 통찰력. 미래사회의 우리의 비전도 필요합니다. 남북이 갈라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반도가 아니라 섬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북한과의 철도만 연결되면 연해주가 우리의 발 아래 들어오잖아요. 저는 벌써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나라 정치 지도자들이나 이런 분들이 ‘경제성장, 경제성장’하고 외칩니다. 하지만 국민소득이라는 것은 우리가 정말 정상적인 사회가 되고, 많은 국민들이 비전과 지혜를 갖추고, 평생 학습을 통해서 지식을 갖추면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본질적이고, 조금 더 본격적인, 바탕이 든든한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합니다. 표피적인 것만 따려고 하면 마치 체력은 아무 것도 없는데 영양제만 맞고 100미터 달리기 우승하라고 하는 거와 마찬가지거든요. 우리 사회,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영원히 마라톤으로 가야 하잖아요. 마라톤에 맞는 체질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Q.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어느 조직을 만들어서 어느 정도 성장하고, 셋업이 되면, 제 도움이 필요 없게 되면 떠나거든요. 예컨대 참여연대라든지, 아름다운 재단이라든지, 아름다운 가게라든지, 그 외에도 부수적인 기관들,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대안무역 중심으로 하는 ‘아름다운 커피’ 등도 그렇게 떠나왔습니다.

이런 조직을 여러 개 만들어 보니 세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더군요. 첫째는 팀워크입니다. 두 번째는 사업의 모델이에요. 사업의 패턴이 안정되어야 하구요. 세 번째는 지속가능성입니다. 특히 재무적 지속가능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참여연대 이런 것은 다 지속가능성이 생겼지요. 제가 떠나도 전혀 무너지지 않고, 더 잘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희망제작소는 3년 밖에 안됐기 때문에 팀워크도 문제가 있고, 사업의 패턴도 아직 충분하지 않고, 지속가능성은 더 부족하지요. 앞으로 상임이사의 임기가 3년 남았습니다. 그 3년 동안 셋업하고 떠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그런데 희망제작소는 아이디어 사업이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이디어에 대해서 제 값을 쳐주질 않는 것 같아요. 사실은 정부나 지방정부, 또는 기업, 이런 쪽에 팔아야 하는데, 이분들이 아이디어를 별로 살 생각이 없어요. 공짜로 얻을 생각만 하면서. 그래서 지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수수료로 생존을 하려고 했는데 이게 잘 안 되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제 교육 쪽에도 저희들이 신경을 쓰기 시작했어요. 작년 교육부문 매출액이 8억 정도 되었습니다.

더불어 후원그룹, 후원조직을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금년 1월부터 저희들이 몰두해서 지금 현재 3000명 정도의 후원회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후원그룹조직으로 CEO, 정부단체장, 전문가 등 우리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 모인 ‘호프 메이커스 클럽(hope makers club)’을 만들었습니다. 회원 분들에게는 우리 아이디어를 제공해줍니다. 회비가 월 10만원 이상인데 현재 200명 정도 가입했거든요. 저희들의 목표는 ‘호프 메이커스 클럽’ 1000명 정도를 모으는 것입니다.

혹자는 ‘천재 1명이 국민을 먹여 살린다’라고 합니다. 물론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저는 사실 일정 부분에서는 모든 국민이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으로부터 지혜와 경험과 네트워크를 끌어내는 일, 대중적 지성을 활용하는 일이 말로 최고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희망제작소에는 사회참여센터라는 게 있습니다. 이 곳을 통해서 모든 국민들이 자기의 삶 속에서 자기의 전문영역 속에서 생겨나는 어떤 아이디어, 지혜를 모아냅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올리면, 다른 시민들이 그것에 대해 평가하고, 전문가들이 코멘트하고, 이렇게 지혜를 숙성시켜가는 것이지요. 이걸 바로 '위키노믹스(Wikinomics)'라고 하지요.이런 단계가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정부나 기업이 또는 시민단체들이 왜 이런 ‘아이디어 제안과 숙성’에 몰두하지 않는가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저희들의 본을 따서 노원구청, 익산 희망연대, 평택시민연대 등이 이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고양시에서 ‘고양시 창안센터’라는 것도 만들었습니다. 기업도 제안운동을 조금 더 대외적으로 개방하면 이렇게 됩니다. 보통 기업의 제안운동은 내부 직원들에 한정하고 있잖아요. 그걸 국민들에게 함께 하도록 만들면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지요.

예를 들어 캐나다의 한 금광회사가 그 내부의 지질학자들을 다 동원해서 확인했더니 ‘금광의 광맥이 거의 끝났다’고 판단했답니다. 그런데 새로운 젊은 CEO가 취임해서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모아보자”라며 자신들의 지질학적 정보를 인터넷에 올려놨더니, 온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다 들어와서 보고 다른 광맥을 찾아냈답니다. 이렇게 기존에 확인된 것보다 3배 분량의 금 매장량을 더 확보했다는 것 아닙니까.

Q. 그동안 일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힘들었던 순간, 즐거웠던 순간이 있다면?
순간순간이 저는 항상 행복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잖아요. 변호사를 해서 만약에 지금까지 했으면 이런 빌딩 몇 개 만들었을 것 같아요. 그런 것 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그것을 통해서 사회도 엄청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 이런 게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사실 절망도 매일매일 느껴요. 세상을 바꾸는 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부터 잘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제가 전보다는 많은 노하우를 가지게 되고, 저를 신뢰해주는 분들이 많이 생기긴 했지만. 늘 처음 하는 시작은 힘들더군요.

요새는 사실 후회도 가끔 해요. 아름다운 가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놀았다”고 하진 않을 텐데, ‘아 지금 잘못 시작했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긴 합니다만. 지내놓고 보면 늘 힘들 때가 가장 즐거운 추억으로 남잖아요. 그리고 저는 ‘처음부터 쉬운 일은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야. 다른 사람이 하면 되지 내가 왜 구태여 하나’라는 생각을 해요. 좀 힘든 일, 남들이 가지 않는 일을 해보는 게 훨씬 보람이 있거든요. 고통조차도 즐길 수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요?

Q. 만약 너무 힘들 때, 스트레스는 어떻게 풉니까?
힘들 때는 제 취미인 일을 해요. 보세요. 사무실 안에서 잠잘 준비가 되어 있잖아요. 여기 열면 전기담요도 있고요. 이 안에 슬리핑백도 있고 다 있습니다.

세상에 너무 재미있는 일들이 많잖아요. 제가 책도 지금 열 대여섯 권 냈거든요. 제가 정리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요. 말하자면 세상에 제가 봤던 어떤 일들이 너무나 많거든요. 저는 인권변호사 할 때 그 경험조차도 아직 제대로 정리를 다 못했어요. 그 후에 참여연대 했죠. 다양한 제 나름대로 생각했던 것들, 아름다운 재단하면서 세계 여러 재단들의 실적들 이런 것들도 정리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요. 시간 나면 그런 것 하면 되니까 저는 정말 노다지, 할 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입니다.

Q. 방 안이 책으로 빽빽하게 차 있네요, 바빠도 책을 많이 읽으시나 봅니다.
책을 체계적으로 읽을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이른바 제가 붙인 이름인데 ‘소나기 독서’를 해요. 외국을 간다거나 이럴 때는 제가 막 골라 집어서 공항에서부터 읽기 시작하죠. 가능하면 일단 목표를 세워요. 예컨대 ‘실학에 관해서 한번 읽어보자’라고 하면 실학에 관한 책들을 모으거나 사거나. 평소에도 책을 사 모아둬요. 평소에도 명함 이런 것 정리 못 하거든요. 명함을 싹 정리해버린다든지. 외국 갈 때가 최고 좋은 것 같아요. 방해를 안 받잖아요.

Q. 인생의 후반기 ‘나는 뭘 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면?
글쎄요. 생각 같아서는 조용히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해요. 여러 경전이나 읽고, 고전이나 다시 한 번 읽고, 그 다음에 여유가 닿으면 책도 써보고 싶고.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다산 정약용처럼 10년만 귀향을 보내주시면 책을 수 백 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죠. 그분은 그 시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했잖아요. 다산이 책을 300권 정도 썼던가요? 저도 귀향가면 그 정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이라는 게 별겁니까? 자기 고민을, 그 결과의 아이디어들을 정리하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이제 귀향 제도가 없어져서 슬픕니다(웃음).

Q. IGM과 함께하고 계신 CEO들께 한 마디 하신다면?
저는 늘 배우고 있거든요. 사실은 누구로부터도 저는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날 집에서 어떤 전화를 받는데 당시에 막 바쁘고, 너무 정신 없고 해서 제가 조금 퉁명스럽게 이야기를 했나 봐요. 옆에서 듣고 있던 우리 딸이 “아빠 전화를 그렇게 받으시면 돼요?” 라고 꾸짖는 이야기를 해요. ‘야, 맞다. 내가 참 오만해졌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죠. 말하자면 저는 ‘일정한 직책에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은 늘 자기를 되돌아보고, 또 끊임없이 배우고, 늘 각성하고, 성찰하고 그래야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전문적인 지식의 면에서도 그렇지만, 인간됨의 면에서도 말이지요. 저도 늘 부족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이 CEO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요? ‘리더는 자기를 늘 비워놓고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요. 전문성이라든지, 네트워킹 능력이라든지, 도덕성이라든지, 뭐 이런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늘 자기를 돌아보고, 배우고, 성장하고자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내 안으로 배움이 안 들어오게 되잖아요.
IGM 세계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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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작 권 자(c)IGM 세계경영연구원.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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