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생생토크]-2탄(완결)- CEO의 무한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꿔라
기사입력: 09-08-07 16:23   조회9956  
인터뷰: 김효춘 IGM 책임연구원 hckim@igm.or.kr
동영상: 정구현 IGM 주임연구원
“기업 성장전략과 맞아 떨어지는 CSR 아이디어를 고민하라”


희망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가 박원순 변호사의 동영상 인터뷰 2탄. 세계적인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직을 물러나면서 빌 게이츠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업의 힘과 아이디어에 주목하라” 며 “기업인들이 ‘창조적 자본주의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을 바꾸는 동시에 기업의 비즈니스를 크게 키워줄 획기적 아이디어, 초경쟁 시대 기업 미래전략의 초점은 바로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 그렇다면 CEO들은 어떻게, 어디서, 어떤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궈낼 수 있는 창조 경영, 전략적 CSR의 실마리를 아이디어 전문가 박원순 변호사로부터 직접 얻어보자. (편집자주)




 

Q.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전(前) 회장이 2008년 다보스포럼에서 ‘이제는 창조적 자본주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기업인들이 머리를 잘 써서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면 돈을 벌 뿐만 아니라 세상을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제 기업인들은 어떻게 하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걸 내놓을 수 있는지를 창조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럼요. 기업가의 상상력과 창조적 혁신은 끝이 없잖아요. 그것이 단순히 물건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인류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 빈곤문제, 질병문제 등도 기업가적 시각과 열정을 가지면 상당히 해결되는 게 많지요. 그래서 이제 빌게이츠도 나이 56세에 자신이 일군 마이크로 소프트를 후배들에게 다 물려주고, 그 엄청난 재산을 메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고, 본인은 자선운동가로 기업가적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인류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거든요. 사실은 빌게이츠만이 아니라 미국의 대부분의 CEO들이나 경영진들은 나이 40대가 되면 이미 비영리단체로 옮깁니다. 그래서 저는 기업 또는 비영리단체라는 영역이 각각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사실 공무원이거든요. 국가로부터 월급만 안 받을 뿐이지 늘 공공적 이슈를 고민하잖아요. 그러면서 동시에 저는 기업가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한국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까 이걸 고민하면서 지속가능성을 고민합니다. 그래서 늘 재정적 안정성을 고민하거든요.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마음 놓고 정말 공익을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돈을 모아주는, 일종
의 프로페셔널 그랜트 메이커(professional grand maker: 기금 조성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전에 일했던 아름다운 재단은 절대 자기 일이 없습니다. 다 돕는 일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가게는 스스로 사회적 기업이 되었잖아요. 7년 만에 100개가 넘는 매장, 상설적 매장 만들고, 300명 이상의 고용창출, 150억 매출을 달성했거든요. 이런 게 1000개가 생기고 1만개가 생기면 비영리단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커집니다. 미국은 전체 GDP에서 7%가 비영리단체에서 생산한 거에요. 이걸 저는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섹터 사이가 굉장히 경계가 뚜렷했고, 벽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기업은 점점 더 비영리단체(NPO)처럼 되고, NPO는 점점 더 기업처럼 돼요. 그 경계선 상에 요새 유행하는 ‘사회적 기업’이 생겨났습니다. 요새 미국의 웬만한 MBA과정이나 비즈니스 스쿨 안에는 소셜 매니지먼트라든지, 사회적 기업가 정신(Social Entrepreneurship)이라든지 하는 과정들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지금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법’만 가르쳐요. 진정한 자본주의, 자본주의의 발전방향이라는 것은 이기적 기업가의 탐욕을 키워주는 것만이 아니라 기업의 성공으로 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피터드러커 학회가 열렸습니다. 피터드러커의 사모님과 클레르몽에 있는 피터드러커 대학원 학장님 등 여러분이 오셔서 세미나를 했어요. 피터드러커의 저작물 수익의 20~30%는 비영리단체를 위해 쓴다고 합니다. 세미나에서 “CEO들이 비영리단체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물론 비영리단체도 기업으로부터 많이 배워야지요.

Q. CEO분들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을 많이 갖고 계십니다. 하지만 방법을 몰라 대부분 단순 기부를 하시죠. 기업에 맞는 ‘좋은 일’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그와 관련해서 희망제작소가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생각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돈 쓰기 컨설팅 본부’를 하나 만들까 싶어요. 돈을 벌기도 어렵지만, 사실 좋은 데 쓰는 건 훨씬 더 어렵습니다. 돈은 누구에게나 다 귀한 것인데, 그 귀한 돈을 너무 낭비하는 분들도 많고, 반면 그 작은 돈을 너무나 귀하게 쓰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것에 관해서 사실 노하우가 있고, 경험이 필요하고,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을 제대로 제공하는 사이트 겸 오프라인에 센터를 작게 만들어 볼까 싶습니다.

Q. 사회를 바꾸는 참신한 아이디어,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이 방을 한번 보십시오. 온통 자료투성이잖아요. 저는 어디 길 가다가도 누가 유인물 나눠주면 그냥 버리지 않고 일단 가져옵니다. 저기에서 배울 것은 뭔가 고민하거든요. 저기 큰 스캐너가 있잖아요. 스캔을 다 해둡니다. 모든지 보고 ‘아 이걸 어떻게 하면 우리가 우리 사회에 적용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볼까?’ 이런 고민을 늘 하다 보니까 저절로 그런 아이디어가 많이 생기지요. 그래서 소셜 디자이너라고 제 직업을 밝히고 있어요.

Q. CEO들이 어떻게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지 아이디어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보스턴 대학에 사회공헌연구소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회공헌의 여러 단계들을 다섯 단계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번 돈을 단순히 누군가에게 기부하는 단계, 그 다음 단계는 직원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단계, 이런 식으로 죽 발전해서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는 전략적 공헌의 단계입니다. 즉 좋은 상품 서비스 영역을 발굴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차세대 성장동력, 그 기업의 성장의 원천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바디샵 같은 화장품 회사가 대표적 예입니다. 이 기업은 목표가 아예 NPO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쟁반대, 인권존중, 동물실험 반대, 공정무역 등 네 가지가 그 기업의 목표입니다. 여기서 공정무역이란 제품 원자재를 살 때에는 제 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만드는 것을 제값을 쳐주고 사는 것을 뜻합니다. 동물실험 반대의 경우 화장품을 만들 때 동물한테 테스트를 하는데 ‘우리회사는 그런 거 안 하겠다, 동물들의 권리도 존중하겠다’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많은 여성들이 그 화장품을 사주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잖아요. 이런 식으로 세상을 위해서 일하면서 훌륭한 기업이 되고, 영리를 내는 좋은 원천이 된다는 것입니다.

기업활동의 굉장히 작은 부분을 가지고도 세상을 많이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커피 한 잔을 먹는데, 커피가 다국적 기업이 만드는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근데 그것과 맛과 품질과 가격에 있어서는 꼭 같은 공정무역(제3세계의 가난한 농부가 생산하는 커피원두를 적정하게 높은 가격을 주고 사와서 제품을 생산해서 파는) 커피를 마심으로써 변화시킬 수 있어요. 공정무역은 다국적 기업이 사오는 가격의(원가의) 3배를 그 농부에게 주거든요. 그래서 자기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그 농부가 자기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윤리적 소비가 가능한 거지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삼성이 그 구매정책을 어떻게 가지는지에 따라서 세상이 바뀝니다. 삼성이 1년에 판촉물 예산으로 쓰는 것만 해도 수십 억 원입니다. 이 수십 억 원의 돈이라면 수많은 농촌 소기업, 장애인 기업, 사회적 기업들이 생존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삼성 정도의 규모가 아니더라도 많은 기업, 작은 중소기업이 100군데만 힘을 모아 이런 좋은 일을 하겠다고 결심을 하면 세상이 바뀌는 겁니다. 작은 식당 하나가 자기들의 원자재를 어떤 농장으로부터, 어떤 농부들로부터 사오는 그 정책을 바꿈으로써 지구 온난화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식당에 오는 손님들을 통해 끊임없는 교육과 캠페인이 가능하잖아요. 바로 이런 것들을 전세계적으로 모아놓은 책이 ‘굿뉴스’라고 하는 책인데.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거든요. 그거 보시면 작은 영업소 하나를 가지고도 얼마나 세상을 바뀔 수 있는가가 나오지요.

Q. 기업들이 전략적 CSR 컨셉을 어떻게 잡고 실행할지에 대한 노하우도 좀 알려주세요.
가능하면 이미 그런 일에 잘 알고 있거나, 그런 쪽의 파트너를 가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좋은 사회공헌은 그 기업발전의 지름길이거든요. 사회공헌을 성장전략으로 생각하는 그런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새 기업들의 웹사이트를 보면 거의 자선단체 비슷한, 이런 정도로 주력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어요.

좋은 사회공헌을 성공적으로 하는 핵심포인트는 첫째, 기존의 전문가라든지 전문단체, 전문기관들을 100% 활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런 전문가단체의 조언에 따라 선택한 영역에서 이미 열심히 해온 파트너를 잘 선정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굉장히 지속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신문에 한 줄 나는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5년, 10년 걸려서 ‘많은 국민들이 저 기업이 저런 일을 해냈구나’ 하는 그런 긴 관점에서 깊은 임팩트를 내는 것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번째는 그것이 기업의 성장전략하고 맞아 떨어져야 합니다. 그 기업의 미래와 연관되고, 미래 비전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자신의 사업과 연결되는, 이런 것들을 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규모가 아주 큰 대기업 같은 경우 워낙 사회적 요구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저런데 쓸 수 밖에 없는 면도 있어요. 그런 부분이 일부 있다 하더라도, 중심은 늘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과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그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전략적 CSR을 잘 한 기업들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기업이 있으신가요?
아모레퍼시픽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님이 개성상인 출신이거든요. 돈을 엄청 아껴서 큰 부자가 되었고 기업을 일구셨지요. 그 아드님인 서경배 사장이, “상속하면서 얻게 된 재산 중 일부를 좋은데 쓰고 싶다”며 저희들에게 찾아오셨어요. 50억 원을 기부한다고 하셔서 저희들이 연구를 해드렸지요. ‘여성들을 상대로 번 돈이니까 여성들에게 돌려주는 게 좋겠다’ 일단 이렇게 영역을 설정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분들을 도울지 생각했습니다. 여성 전체는 애매하잖아요. 그래서 가장이 된 싱글맘들로 한정했습니다. 이혼한 분들, 사별한 분들이 요새 많아졌거든요. 아이들은 자라고, 그 아이들의 교육비도 대야 하고 어려움이 많습니다. 우리가 그분들을 일회적으로 돕는 것보다는 이분들이 자립적으로 생존할 기반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겠다 생각해서 마이크로 크레딧(micro credit: 소액대출)을 시작했습니다. 50억 원을 기초로 해서 거기서 나오는 과실금을 가지고, 여성들이 자립하도록 일종의 융자를 주는 거지요. 그리고 1-2년 후에는 그것을 갚게끔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자립이 되거든요.

제가 서경배 사장님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결심, 그 파트너를 정하기 전에 먼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은 것,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투자를 만들어주신 것 때문입니다. 그 분도 처음에 기부를 하겠다 했을 때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CSR을 해보니까 재미있고 좋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아모레퍼시픽의 주력 사회공헌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은 아예 추가로 돈을 내고 계십니다. 워낙 경영을 잘하시니까 주식 값도 한 두 배가 뛰었습니다. 저희들이 종자돈을 다른 데 다원화 시키지 못하고 주식으로 계속 가지고 있었더니 지금 한 100억 원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이 사업을 전국화 시켰습니다.


또다른 예로 KT를 들 수 있습니다. 굉장히 좋은 사회공헌이 하나 있었어요. ‘IT 서포터즈’ 라고. 직원 중에 300명을 풀로 뽑아서 그 사람들을 1년 동안 전국에, 아니면 전세계 IT격차가 있는 곳, 지식과 정보와 지혜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단체, 기업들에 흩어져서 도와줬습니다. 그게 어떻게 보면 엄청난 낭비인 것 같지만 또 어떻게 보면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거든요. 우리가 레크리에이션(recreation)이라고 하면 노는 것 같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크리에이션(creation)을 준비하는 거잖아요. IT서포터즈야 말로 향후에 IT기업이 무엇으로 나아가야 될지 아이디어를 얻고 실험을 하고, 고객과의 피드백을 하는 결정적인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KT의 자신의 주력사업과 연관되어 있고,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미래 성장동력을 고민하는 프로세스가 되니까 저희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괜찮은 사업입니다.

제가 독일 뮌헨에 있는 알리안츠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사회공헌 담당자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매니저급의 승진을 하면 적어도 일주일간 모든 그 지역사회에, 시민사회에 풀타임으로 근무하게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 보험회사 직원이 왜 그런 시민단체에 가서 일을 하냐?”라고 물어봤더니 “보험회사가 고객들과 소통과 피드백을 하려면, 적어도 그 지역사회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들이 도대체 무엇을 꿈꾸고, 어떤 것을 느끼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알게 하는 방법이 그거 말고 무엇이 있느냐?”라며 역으로 저에게 질문을 하더라구요. 제가 그거 보고 알리안츠가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부사장이 CSR의 핵심책임자입니다.

그 뿐만 아니고 UTC라고요, 미국의 하트포드에 있는 우리나라 삼성의 10배 정도는 되는 큰 기업입니다. 여기에도 커뮤니티 활동들을 관장하고, 지원하고, 관계를 맺는, 그 책임자는 부사장 급입니다. 최고 경영진 급에서 지휘해서 그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들을 하고 있더군요.

지난 10년 전에 비하면 우리나라도 굉장한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예산도 많아졌고요. 부서가 생기기도 하고. 형식적으로 보면 상당히 좋아졌는데 내용에 있어서는 CEO의 마인드라든지 또는 실질적인 임팩트라든지, 전략적 연계성이라든지 이런 측면에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Q. ‘시민연대’ ‘아름다운 가게’ 등 조직을 단단하게 구축해서 성공적으로 이끄셨습니다. 조직원들을 움직이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하면?
특별한 것은 없어요. 저는 기업의 CEO가 내가 오너다, 나 혼자 오너라고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은 종이 되어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모든 것을 바치지 않지요. 저는 반대로 “나는 객이다. 나는 소셜 디자이너로서 이런 비전을 가지고 내가 아이디어를 내기는 했지만, 나는 여기에 영원히 머무르지 않는다. 나는 6년이면 떠난다” 선언했습니다. “주인은 여러분들입니다”라고 밝히니까 조직원들이 주인답게 활동을 하잖아요. 물론 제가 많은 부분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지만 말이죠. 예컨대 인사위원회도 상임이사인 제가 최종적인 결정자이지만 실제로는 인사위원회를 구성해서 평연구원에서부터 부소장에 이르기까지 이 분들이 사실상 결정을 다 합니다. 저에게는 일종의 통고를 해옵니다. 결정권을 주면 이분들이 책임감을 지니고 훨씬 더 열심히 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 월급이 사실 150만원 밖에 안 돼요. 애 둘 가지면 이 돈으로는 힘들잖아요.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기 때문에, “월급 10만원 무조건 더 올려라” 그러면 자기들이 회의를 해보고, “사회복지기관이나 또는 동사무소 사회복지사가 우리 월급 수준밖에 안 됩니다. 금년에 우리 못 올린다” 통보를 해요. “무조건 올려라 이번에는. 이럴 때 안 올리면 언제 올리냐” 그렇게 아웅다웅 노사갈등이 심각합니다(웃음). 제가 월급 150만원 밖에 안주고 밤낮없이 부려먹거든요. 저는 일에 관해서는 용서 안 해요. 그래도 사람들이 저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보면 저는 착취하는 중소기업인인 것 같아요(웃음).

Q. 조직원들을 주인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시는군요.
그렇죠. 저는 객(客)이죠. 저는 이 일 자체가 엄청난 제 삶의 비전이고, 보람이고, 행복이니까. 제가 스톡옵션 받을 일도 아니고. 저는 이미 세상에 다 버렸습니다. 또 다 버리니까 다 얻게 되더라고요.

Q. 주인의식을 심어준다라는 것은,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전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시나요?
비전이라는 것은, 물론 제가 가진 게 있고, 제가 말은 하지만. 제가 말한다고 그게 체화되지는 않습니다. 결국은 비전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 왔다가 아니라고 떠나는 사람도 있지요. 물론. 사실 월급도 적고요. 근데 오히려 기업의 몇 배의 월급을 받던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저희들 같은 경우는 기업이 가지는 당근과 채찍이 없습니다. 우리는 뭐 징벌을 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인센티브로 월급 더 올려 줄 수도 없어요. 우리는 누가 잘한다고 말은 칭찬해 줄 수 있지만, 사실 줄 수 있는 거는 없어요. 상품권 겨우 몇 장 주는 거 정도에요. 그렇지만 자기가 저임금이라든지, 장시간이라든지 이런 걸 견디고 일할 수 있는 훨씬 더 큰 비전과 보람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그 얘기는 결국은 오히려 더 비전에 천착한다는 이야기가 되거든요. 훨씬 더 열정이 요구되고, 열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Q. 개인의 비전이 조직의 비전하고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희망제작소 같은 경우는 ‘사회를 좀 더 좋게 만든다’라는 비전에 공명을 해서 온 사람들인데, 현실적으로 일이 힘들면 못 견디고 떠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그 비전을 크게 키우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것을 더 크게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요?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하는 일에 보람과 가치를 둬야 합니다. 인생에서 많은 여러 가지 잣대들이 있지만, 자기 인생, 자기 삶을 통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동일시 되지 않으면, 어떤 조직에서도 결국은 못 견딘다고 생각해요. 형식적으로 몸은 거기 있어도, 자기 인생을 바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가치에 대해 동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저희들로서는 부족하지만 생존이 보장된다든지, 또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든지 이런 게 참 중요합니다. 저희들은 월급을 많이 올리지 못하는 대신 가능하면 자기 성장의 기회를 주려고는 노력해요. 예를 들어서 아름다운 재단 같은 경우는 3년이 지나면 1달의 안식년이 있고, 5년이 지나면 3개월의 안식년이 있고, 10년이 지나면 1년의 안식년이 있습니다. 일반 기업들에는 이런 긴 휴식이 별로 없죠. 아름다운 가게는 전체 매출액의 2%를 공육기금으로 만듭니다. ‘늘 서로 함께 성장한다’는 면에서 교육이 아닌 공육이라는 말을 씁니다. 대학원에 들어간다든지 교육을 받으려면 적어도 절반은 지원을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늘 외부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요. 한명이 풀무원에 가서 이미 6개월 동안 교육받고 왔고요, 또 한명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조직원들에게 그런 기회들을 계속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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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마을 09-08-10 11:21
답변  
아름다운 재단이라는 말처럼 늘 사회를 밝히는 촛불 같으신 모습에 감영을 받습니다.
기원 09-08-19 10:39
답변 삭제  
CEO들이 한 번 움직이면 개인 수백,수천, 수만명이 모여야 할 수 있는 일들을 이뤄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CEO분들이 이런 인터뷰를 접하고 발상의 전환을 이뤘으면 합니다.
한가운데 09-08-23 05:37
답변 삭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사회공헌을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모티브가 무척 끌립니다. 희망제작소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화이팅~~
어귀퍼귀 11-04-27 22:06
답변  
방 안에 있는 사람 중의 하나가 박장대소를 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 중의 적어도 한 사람은 영문도 모르고 따라웃고 그러면서 웃음이 온 방안에 퍼지게 된다는 실험을 본 적이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그런 식으로 이 사회에 희망을 전파하는 근원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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